“가상자산 같은 혁신산업, 규제도 스마트해야”


로리 나이트 옥스포드메트리카 회장 
존템플턴재단 투자자문위 의장 겸직
지비시코리아 협력 위해 한국 방문
“스마트규제로 혁신 도모해야”

[파이낸셜뉴스] “규제당국이 모든 것을 빠짐없이 규제하려 하면 시장에 끌려갈 수 밖에 없고, 산업이 크기도 전에 싹이 잘릴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스마트 규제(Smart Regulation)’가 필요하다.”

한국을 찾은 전략지문회사 옥스포드메트리카의 로리 나이트 회장은17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가상자산 같은 혁신산업은 감독기관이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산업의 성장을 독려하며 유연하게 규제 방향을 모색하는 스마트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템플턴재단(John Templeton Foundation) 투자자문위원회 의장직도 맡고 있는 나이트 회장은 이번에 국내 블록체인 기업 지비시코리아(GBC Korea)와 협력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청와대 방문…”스마트규제 필요” 역설

나이트 회장은 “이번 한국 방문 일정 중 다양한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및 정부 관계자를 잇따라 규제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이호승 정책실장과 만났다고 소개했다. 나이트 회장은 청와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스위스는 혁신기업이 미리 정해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는 감독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혁신기업이 특정 콘셉트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기업이 목표를 달성했다면 시장성이 증명됐다는 것이고 이후에 정부는 어떤 규제가 필요한 지 모색한다”고 에둘러 가상자산 등 혁신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의 방향을 한국 정부 당국자와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스마트규제 도입한 국가가 승기 잡는다”

나이트 회장은 “혁신산업이 성장하기도 전에 규제의 벽에 막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규제의방향이 잘 못 될 경우 의도치 않게 성장하려는 시장의 싹이 잘리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균형감 있는 스마트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단순한 규제완화가 아니라 더 나은 규제(better regulation) 혹은 스마트규제(smart regulation)를 지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국이 혁신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활동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각국이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마트규제를 잘하는 국가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세계 금융의 중심으로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서서 능동적으로 규제를 도입하려고 하며, 영국이나 홍콩, 싱가포르도 핀테크 산업을 주도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규제 완화를 통해 혁신을 독려하고 있다”며 “결국 상황에 맞게 유연한 규제를 펼치는 스마트규제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 분리 못해”

그는 규제 샌드박스만으로는 혁신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산업이 형성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트 회장은 “규제 샌드박스의 경우에도 규제 틀안에 기술 발전을 가둬놓을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원상태로 복구하는 것까지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원활한 혁신에 저해될 수 있다”며 규제 기관이 산업의 성장을 먼저 고려한 뒤 규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분리해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계를 표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은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분리해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런 시도는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두 가지를 분리한다면 블록체인 자체가 상당히 무미건조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韓, 가상자산 시장 선도할 것”

그는 한국의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으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나이트 회장은 “한국은 교육 수준이 높고, 기술 친화적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산업도 빠르게 발전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가상자산 선도국가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옥스포드메트리카가 지비시코리아와 협력하기로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비시코리아는 인수합병(M&A), 자산운용, 가상자산금융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금융산업에 적합해 비대면 온라인 M&A 거래 플랫폼 ‘GMAP’를 개발했다. M&A의 안전성, 신속성, 경제성,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인수대상회사에 소액투자자들이 가상자산으로 투자, 인수한 회사에 전문경영인을 파견,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실현할 수 있다. 지비시코리아는 이 기술로 특허 3건을 취득했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특허를 출원했다.

나이트 회장은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는데 서비스 개발을 모두 완료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지비시코리아의 GMAP는 개발이 완료됐고, 가상자산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플랫폼에 접목했으며, 전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비시코리아와 옥스포드메트리카는 지난 6월 △해외자금유치 △GMAP의 글로벌화를 위한 유럽지역 조인트벤처(JV) 설립 추진 △지비시코리아와 세계 3대 가상자산 프로젝트와의 협업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합의서를 맺었다. 나이트 회장은 다른 한국 기업과도 협력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나이트 회장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템플턴경영대학원 학장직을 2회 역임하면서 전설적인 투자자인 존 템플턴 경과 템플턴경영대학원의 운영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발전방향을 설정했다. 그 전에는 제네바대학교 국제경영연구소장, 스위스 중앙은행에서 국제금융관련 정책자문을 담당했다. 옥스포드메트리카는 존 템플턴 경의 격려와 지원을 바탕으로 2002년에 설립했다. 다수의 기업과 재단들을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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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영 기자 (ronia@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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